심리적 이야기

변화의 물결(1)

낙산1길 2015. 4. 22. 15:38

변화의 물결(1)



  자신의 성공과 장점 등을 수용하고 즐기고 살아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기준과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에 따라서 ‘성공’의 개념은 달라지겠지만, 스스로가 자기 나름의 성공을 수용할 수 있다면 편안할 것이다. 혹자는 아무리 누가 뭐라고 하든 ‘내가 행복하고 즐기는 쪽으로 살아가겠다!’고 당당한 결의를 가질 수는 있지만, 사회의 시선과 가족의 기대를 저버린 자기만의 인생항로를 걷겠다는 다짐이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진로를 결정하기 전, 어떤 청년이 짧지만 진지하게 한 말을 기억한다. “가족의 존중과 사랑을 받고 자랐고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진로를 결정하는 기회를 통해서, 가족과 자신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족의 기대와 ‘나는 무엇을 잘 하는가’ 하는 능력,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하는 욕구를 종합적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결국은 그 답은 부모도 나도 아닌, ‘하늘의 뜻’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요지의 말이었다. 과연 진정 자신을 위하는 길이 어디에 있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간관계와 관련하여 무엇을 성공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리고 그 모든 점을 아우르면서 참된 행복이라고 이름할 수 있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성공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참된 행복으로 이끄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또 성공하지 못한 것 같이 보이는, 어렵고 불완전한 것 같은 삶이라도 참된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는 없는가!


  어느 분의 이야기이다. “저희 남편은 누구라도 인정하는 성공의 정점에 이른 전문직 xx이며, xx 교수로서 명실공히 xx계에서 인정받는 저술가이기도 합니다. 일찍부터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했고, 능력도 갖추고 있어 결국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만큼 유능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사회적 성공 면에서 보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으며, 주변 친척들도 저희 가족들도 그것을 모두 인정합니다. 사실 거의 꿈을 실현했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다 부러워하죠. 우리 가족도 그 덕을 많이 보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하구요.

  하지만 제가 선생님께 상담을 받으려고 온 이유는, 남편이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부터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 그 허전함과 외로움을 견디기가 힘들어 한다는 겁니다. 저희가족은 남편의 이런 모습으로 인하여 집안이 좀 허허롭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옆에서 TV 보며 즐겁게 웃고 깔깔거리면, 슬며시 혼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우리 모두는 웬지 신경이 쓰이고 어색하고 침울해지는 느낌이 들죠. 함께 뭔가 허전함을 느끼기도 하구요. 제 생각에는 이 사람은 성공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런 후, 아내는 남편이 살아온 과거를 자연스럽게 언급하였다. 남편의 아버지는 능력은 있었으나 뭔가 풀리지 않아, 무기력하고 우유부단한 듯한 태도를 지니며, 몇차례의 사업실패 후, 사회적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피폐한 삶을 살았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무능함 때문에 그는 지독한 가난과 시련을 견디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런 이유로 그의 어머니는 죽을 고생을 다해서 이 첫 아들인 남편을 키워 냈으며, 그 당시 자주 하셨던 말은 “낙오되면 안된다. 너희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너는 반드시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라는 것이었다. 그는 헌신하면서 인내하시는 엄마의 말을 당연히(!) 받아들였고,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성공할 때까지 불굴의 의지로 경쟁에서 싸워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그는 ‘성공’이라는 목표를 이루었다! 그 어머니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아들을 보며 행복했고, 젊은 시절의 모든 고생을 보상 받는 듯한 기분으로 노후를 보내고 하늘나라로 돌아가셨다. 아들은 성공하고 나면 더 이상 그렇게 살 필요가 없을 거라는 처음의 마음가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한마디로, 성공을 즐기지 못했다. 게다가 결혼생활이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가 없고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아빠와는 친하지도 않고, 아내랑만 이야기하고 가까웠다. 심지어 ‘난 돈만 벌어다주는 기계인가! 난 이 집에서 무엇인가!’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이 아내와 함께 필자를 방문하였다. 쉽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아내와 20대 초반 아이에게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찾아온 남편은 자신의 업적과 여기를 방문한 경위를 말하였다. 그에게 이렇게 말을 해 보았다. “당신은 그동안 참으로 수고를 많이 하였고, 또 최선을 다하여 살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법을 배우지는 못했군요. 사실 성공의 참된 의미를 알려면, 조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즐겨야 하는데요! 그런 시간이 무척 중요할 텐데요.” 눈치빠른 남편이 금방 알아챘다.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저는 여유롭다는 것을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지 못합니다. 항상 긴장한 채 지냅니다.” 라고 말하였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모교 교수님의 카페어세 옮겨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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