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는 지혜롭고 덕성이 높은 분이셨다. 언제나 음식을 드실때는 기도를 하셨다.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하고! 그러면, 엄마 또 기도한다!! 자식들에게 좋다고 하니 해야지 하시며.. 설 명절이 다가오면 일손이 얼마나 바쁘시면 누가 이 명절을 만들었을까?하고 힘들어 하셨다. 그 많은 일꾼들 버선까지 손수 만드시랴! 우리 아버지 명주한복 다듬이질 하시랴! 멀리서 오는 자식들 이부자리며, 강정, 유과, 엿, 메밀묵, 두부에 갖가지 음식장만에 하루해가 짧았다. 한 번은 큰 선심 한 번 쓴다고 엄마! 그러면 내 설빔은 안해도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설이 가까워오면서 내 맘은 서운함으로 채워가고 급기야 설 전날 참았던 울음보가 터지고, 엄마는 언제 해 놓으셨는지 예쁘게 장만한 한복을 내어 놓으시며 이럴 줄 알고 내가 해 놓았지! 하며 나를 놀리기도 하셨다. 엄마는 왜 이렇게 자식을 많이 낳았어? "뭐가 많아"! 처음 아들낳아 얼마나 반갑고 좋았는데 그러다 둘째 아들 또 감사하고 그러다 첫딸을 놓고 얼마나이쁘던지, 그러다 셋째 아들,그러다 둘째딸을 낳아 외동딸을 면하게 되어 기쁘고 그러다 저를 마흔 두살에 낳았다고 하시며 너희 아버지는 아이들 울리지 않으면 큰소리 나지 않았다고 평생을 사시면서 니 소리 한번 안 들었다고 힘주어 말하셨다. 그 많은 일가 대소사에도 늘 열성적으로 참여하시고 음식이며 옷바느질도 뛰어 나셨다. 그런데 갓 시집온 며느리 바느질이 마음에 드시지 않았는지 다들 자는 밤에 다시 손질하시기에 왜 그런지 사유를 물었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 옷을 어떻게 입고 다니겠니! 남들보기에 부끄럽지 하시며 절대 티를 내시지 않았다. 저희 어머니는 정이 많아 멀리 서울에서 오시는 친척들에게 절대로 빈손으로 보내지 않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닌것이 얼마나 정을 내고 고마운 일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가끔 일을 하시며 눈물을 보일때도 있었다. 먼저가신 외할아버지 생각에, 그 많은 살림하다보니 자주 들리지 못한 죄송함으로 두고 두고 마음 아파하셨다. 학교에서 귀가하면 언제 하셨는지 팥을 삶아 절구에 쿵쿵 찌어 찰떡을 해 놓는가 하면, 녹두죽이랑 팥죽으로 입맛 없어 하는 저희들을 극진히 챙기셨다. 엄마! 내가 먹고 싶은 걸 어떻게 알았지! 하며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얼마나 좋아하시든지 자식들 입에 들어가는 것이 모자리 논에 물들어가는것과 같다고 하시며 번갈아 갖 가지 간식을 만들어 주셨다. 이제 어머니 나이가 되고 뒤돌아 보니 난 내 자식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었는지 오늘은 다시금 생각케 하는 날이다. 어머니 잘 계시지요! 어버지랑 오빠랑 언니랑 어머니 많이 보고 싶습니다 "울 어머니가 좋아 하시더 목화꽃" 엄마가 좋아하는 꽃은? 목화꽃? 사람들에게 아주 많은 이로움을 주기에 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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