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딸아이의 기분이 엉망인 것 같았다.
딸아이의 우울과 마음을 풀어주려고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아이를
잠시 혼자 있게
내버려 두었다.
아마 어떤
부모라도 그렇게 했겠지만
잠시 우편함을 살펴보려 나갔다.
우편함 깃발이 내려간 것을 보니
우체부가 다녀간 것 같았다.
우편함 속에 네게 좋흔 것,
아니 딸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일하는 출판사에서
보낸 신간 출판계획에
관한 편지가 들어 있었다.
그 내용이 흥미를
끌어 집으로 들어오면서
편지를 읽었다.
그 편지에 집중하느라
나는 정원 잔디밭길을
벗어난 줄도 모르고
나무가 있는 곳으로 똑바로
걸어가다가
그만 나무에 부딪혀
벌렁 넘어지고 말았다.
나는 그런 내 모습이
부끄러워 두리번
거리다가 얼른 집으로 들어갔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딸아이가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깔깔거렸다.
나무에 부딪힌 내 모습을
본게 틀림없다.
나는 딸아이를 흘겨보며 말했다.
"내가 넘어진 것이 그렇게 좋니?
더 심하게 넘어지면
한 달은 즐겁겠구나, 그렇지?"
그 말에 딸아이는 더 크게 웃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실수가
기분을 바꾸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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