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개구쟁이들의 하느님

낙산1길 2013. 7. 23. 09:29

어느 시골 본당의

사제관에는

 터가 넓어

여러가지 과실수를

심어 놓았는데

 

 

 

 

이른

가을철만 되면

익지도 않은 감,

사과들을

몰래 따먹으러 오는

동네 개구쟁이들

때문에

본당 신부가

크게 골치를 앓았다.

 

 

 

 

24시간 내내

지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채 익지도 않은 것을

그냥 따먹게 내버려

둘 수도 없고 해서,

그 개구쟁이들의 양심에

호소하기로 마음을

먹은 본당 신부가

하루는 다음과 같은

팻말을 만들어

꽂아 놓았는데

그 내용은

아주 간단하였다.

 

 

 

 

 

"하느님께선 모든 것을 다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

본당 신부가

'이젠 별일 없었겠지!'하고

그곳에 가보았더니

과일은 과일대로

없어졌을 뿐 아니라

 

 

 

 

 그 팻말 밑에

다음과 같은

글이 보태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분은 절대로 비밀을 지켜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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