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아름다운 선율

우리 따스한 사람이 되자

낙산1길 2013. 1. 28. 03:53

우리 따스한 사람이 되자

바람에 말리고 세월에 삭혀낸
진한 시래기 국물 맛처럼

추위에 차가워진 시린 손에
따끈한 차 한 잔에 녹여진 포근함처럼
우리! 따스한 사람이 되자

지쳐 쓰러진 산 토끼의 슬픈 사연에
같이 울어 줄 수는 없는가

잠든 새벽을 깨우는 저 바스락 소리에
힘을 주는 사람이 되자

끝없는 반복 생활에 겨워하는
정미소 도정기계 단내 나는 벨트를
그대 입술로 녹이라

매서운 칼바람 움츠린 해삼가슴에
미소를 짓게 하자

아무리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
한 겨울의 무국처럼

우리 세상 이렇게 살자
또 그렇게 살자

그렇게 우리
따스한 사람이 되자

- 소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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