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현재를 행복할 수 있는 마음그릇!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어진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머리로 말로 아무리 “이 정도면 된다. 그냥 만족한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외부의 자극이 들어왔을 때를 생각하면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것들을 접하게 되면, 내면에서 잘나고 싶은 욕구, 혹은 잘나지 못하여 상처받았던 아픔들이 슬슬 올라와서 스스로도 인정할 수 없을 만큼의 시기심과 질투감, 분노 등의 감정들로 소용돌이치는 내면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욕구와의 전쟁을 끊임없이 치르고 살고 있다. 흔히 ‘탐욕’이라는 이름으로 그 욕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사실상 우리 내면에 그런 탐욕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더 잘나고 싶은 욕구, 더 사랑받고 싶은 욕구, 더 명예로워지고 싶은 욕구.... 우리는 매일매일 일정한 식사를 해야 하는 것처럼, 어떤 심리적 배부름을 위한 욕구충족을 원한다. ‘마음을 비워라!’ 라는 일갈된 표현이 우리가 행복해지는 핵심인줄도 알고는 있지만, 그 마음이라는 것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방하착’내려놓아라! 을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탐욕하고 있는 것들의 핵심에는 1) 과거에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망 혹은 과거의 욕구를 그대로 유지하고픈 욕망 2)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인한 대비책으로 대별될 수 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두 번째의 유비무한 정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만히 보면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는 명분하에, 자신의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합리화’시키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사실 그 ‘합리화’의 뿌리에는 ‘과거 미해결된 욕구’ 혹은 ‘과거욕구에 대한 고착’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두 번째의 미래에 대한 대비책은 사실상 첫 번째의 과거에 대한 고착의 심리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사실상, 심리치료의 장면에서 현실적인 많은 문제들의 핵심에는 ‘과거의 미해결된 욕구’들이 있다. 그 욕구들은 자신이 어떻게 해 볼 수도 없었던 시기에 발생된 ‘아픔’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그런 ‘욕구’를 가지지 마라!” “지나간 일들을 너무 생각할 필요 없다.”는 식의 조언과 충고는 오히려 진정으로 이해받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느낌만 안겨 줄 뿐이지 도움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충족되었던 결핍되었던, ‘과거의 욕구갈망에 대한 고착’을 심도있게 성찰해 보는 자세는 정말 중요한 자기치료의 한 방법이라고 본다.
막힌 길에는 뚫리는 길도 있다. 그 막힌 곳을 조용히 파고 들어가 보면... 뚫리는 길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즉, 어떠한 것들이 자기치료에 도움이 될 것인가!
자신의 어두움을 조용히 누군가와 이야기하면서, 건강한 전문상담자와 상담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회고하며, 과거의 욕구에 대하여 충분히 직면하고 치유받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이것을 무시한 채, 무조건 ‘과거를 잊어버려라.!’ ‘과거는 신경쓰지 마라.!’ ‘미래만 생각하여라.!’는 식의 발언은, 인간내면의 무의식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여, 현재 진행 중인 ‘과거감정’을 내면에서 회피하는 중요한 과오를 저지를 수 있다. 현재를 잘 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과거를 직면하여 자유로워져야 한다. 과거감정이 올라와도 얽매이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하고, 회피하지 않고 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거에 느꼈던 감정만큼 올라오지 않고, 현실적으로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탓이 아니다. 어느 누구의 탓도 아니다. 이것은 하느님이 계획하신 인간구원을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어떤 복잡한 상황에 의한 아픔을, 그대로 가슴에 묻어두게 되면, 그러한 무의식적인 요인들이 현재 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미친다는 사실을 꼭 알아두어야 한다. 이 과정은 ‘현재’를 가장 ‘현재’답게 살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거와의 분리시간이다. 그런 ‘직면’의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정말이지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느낌’이다. 어떤 상황자체가 행복이 아니라, 그 상황자체에 대한 나의 ‘감정’이다. “어떠어떠해서 난 행복하다.”라는 표현을 할 때, 똑같은 “어떠어떠해서 !”라도 불행하고 안타깝고 속상한 느낌도 있다. 우리는 행복한 느낌을 가지는 것이, 외부의 어떤 상황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행복해 질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흔히 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가장 우선적으로 ‘내 감정’을 잘 바라보는 연습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마음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정서들 속에서 ‘행복하기 위한 정서들’ ‘행복감’은 얼마나 자리잡고 있는가!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하여 과거의 감정들과 얼마나 화해했는가! 과거의 욕구들과 과연 잘 통합하였는가! 지금-현재의 것들을 있는 그대로 행복하게 느낄 수 있는 ‘마음그릇’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우리의 핵심감정 속에서 불안과 불평불만, 짜증과 분노 등의 감정이 내재되어 있다면, 외부의 상황이 아무리 좋은 것들이 온다 해도, ‘무엇무엇 때문에 좀 부족하여 불만스럽고!’ ‘잘 하고 있지만 어쩐지 더 대비해야 안심될 것 같고’ ‘이렇게 되길 바라는데 저렇게 되어 짜증나고’.... 끊임없이 우리는 우리의 내면감정을 퍼내기 위한 안테나를 세울 뿐이지, 지금-현재 나에게 일어나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 주변에는 아름다운 산, 꽃, 사람, 좋은 음식, 물건, 멋있는 그림... 등 사소한 것들에서 부터, 부와 명예, 권력 등 큰 부분들에게 까지, 행복을 가져다 줄 요인들이 수없이 자리하고 있다. 인간을 편리하게 하기 위하여 수많은 것들이 백화점에 나열해있고, 집안 구석구석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하여 물건들이 나열해있다. 세밀하게 하나하나 그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 그런 느낌이 중요하다. 이런 감수성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들에 대한 명상하는 자세가 상당히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 사소한 것들이 나와 인연을 맺어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보이지 않게 그 분(!)의 수많은 도움으로 현재의 나는 잘 살고 있다는 깊은 기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떠한 처지에서도 만족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1~13) “탐욕은 우상숭배”라고 단언하는 그 내용 속에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핵심적으로 드러내어 주고 있다.
행복은 자신이 느껴가는 것이다. 즉, 스스로의 내면이 그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본다. 어느 날 외부의 것들이 충족되었을 때, 행복이 오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이순간 내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면서, “언제가는 난 행복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어리석은 일이지 않을까. 지금-이순간 우리가 그 행복을 하나하나 느껴가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아마도 지금-현재는 늘 불행할 것이다. ‘무엇무엇을 가져야 만이 행복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은, 욕구가 욕구를 부르고, 부족함이 부족함을 부르면서... 끝없이 우리는 무엇인가에 끌려가는 노예같은 생활이 될 뿐이다. 물질이 주는 편리함은 엄청나게 크다. 그리고 그것은 대단한 유혹이다. 그것자체를 아예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우리는 사도바오로의 말씀처럼 비천하게 살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줄도 알면서, 그 어떤 경우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와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순간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의 미세한 변화를 느끼고,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아름다운 것들, 그 속에서 느끼는 사랑과 행복... 아마도 이것이 행복감을 느끼는 가장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되어 진다.
-저희 모교 교수님의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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