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이야기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용기

낙산1길 2012. 12. 3. 09:35



'부끄러움'을 드러내는 용기

 

생땍쥐베리가 지은 ‘어린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이 동화의 제12장에는 주정뱅이의 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린왕자가 도착한 그 별에는 술에 빠져 사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술만 마시고 있는 그에게 “왜 술을 마셔요?”라고 어린왕자가 묻습니다.
“잊기 위해서 마신다.”
다시 “무엇을 잊기 위해서요?”라고 물으니,
“부끄러운 것을 잊기 위해서지” 라고 대답합니다.
“뭐가 부끄러운가요?” 라고 물으니 “술을 마시는 게 부끄러워”라고 대답합니다.

술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 술로 잊는다는 그의 답이 바보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 안에도 그와 같은 모습이 있는 듯 합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가리고 숨깁니다.
드러내지 않으려하고, 자신도 보지 않으려 하기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그 이유는 사라지지 않고 자신의 모습도 변화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완전하지 않기에 누구나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그 마음을 감추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 나를 위로하고,
변화를 바라는 나를 믿어주고,
나아가 지지해주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가 느끼는 부끄러움은 변화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톨릭부산 2169호 ‘길을 찾는 그대에게’에서-


 

 부끄러움을 드러낸다는 것은 위와 같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닙니다.
부끄러운 내면의 많은 일들은,
술을 마시고 난 뒤 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헛소리식으로
튀어나옵니다.

숨겨두면 숨겨둘수록, 더 깊이 부끄러워지고, 더 깊이 상처가 되지만,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점점 그것이 깊이는 얕아지고, 상처는 점점 옅으져서...
어느새...
부끄러운 일들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날이 옵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부끄러운 일들을 한두가지..아니 여러가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단지,
그것을 계속 숨기는가!
힘겹지만, 드러내는 용기를 가지는가!
이것만이...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이때,
의사소통을 원만하게 교류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나게 되면
말하기 힘든 것을 표현하고 난 뒤,
감정의 정화작용을 느끼게 해 주므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더 말하고 싶어지면서
심지어
심리치료적 효과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과 대화를 원만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큰 은총을 베푸는 사람이며,
자신스스로에게도 이익되게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깊이 상대방을 느낄 수 있어야
깊이 상대방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깊이 자신을 느낄 수 있어야
깊이 자신과 대화할 수 있습니다.

깊이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깊은 내면에서 하느님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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