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 내 마음은 바다로 갑니다.
파도에 씻긴 흰 모래밭의 조개껍질처럼 닳고 닳았어도
늘 새롭기만 감사와 찬미의 말을
한꺼번에 쏟아 놓으면
저 수평선 끝에서 빙그레 웃으시는 나의 하느님
기도할때 내 마음은 하늘이 됩니다.
슬픔과 뉘우침의 말들은 비가 되고
가쁨과 사랑의 말들은 흰 눈으로 쌓입니다.
때로는 번개와 우박으로 잠깐 지나가는 두려움
때로는 구름이나 노을로 잠깐 스쳐가는 환희로
조용히 빛나는 내 기도의 하늘
이 하늘 위에 뜨는 해. 달. 별, 믿음. 소망. 사랑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숲으로 갑니다.
소나무처럼 푸르게
대나무처럼 곧게 한 그루 정직한 나무로 내가 서는 숲
때로는 붉은 철쭉꽃의 뜨거운 언어를
때로는 하얀 도라지꽃의 청순한 언어를 피워 내며
한 송이 꽃으로 내가 서는 숲
사계절 내내 절망을 모르는 내 기도의 숲에 서면
초룩의 웃음 속에 항상 살아 계신 나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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