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아름다운 선율

5월의 시/이해인

낙산1길 2013. 5. 14. 04:34

 5월의 시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그 춥던 겨울도 잘 견디고, 예쁜색깔로 얼굴을 보여주는 꽃 이름?>

 

말을 아낀 지혜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