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유기 봉헌을 하고
‘피정의 집’ 창 너머로 노랗게 물던 모과의 향만큼이나
가을은 영글어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시선이 머무는 곳에 봉헌회 가입 하게 된 동기를 회상해 본다.
친구 순희는 목사님 오빠를 둔 독실한 개신교 집안 이었다.
그러나 친구 언니는 경주 근화여자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할매)수녀님의 성소 생활을 보면서 만날 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 자자했다.
그 언니의 권유로 언니와 나는 경주 근화여자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수녀님의 헌신적인 모습은 누구에게나 귀감이 되었기에 지금도 가슴 저리도록 그리워진다.
하느님의 선택된 삶으로, 우리집안은 절실한 불교 이었지만
신앙은 자유로 하자는 가족회의 하에 천주교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다니다보면 길이 보이듯 그렇게 신앙이 자랐던 것 같다.
뜨겁지도 차지도 않은 신앙의 생활이었다.
그러나 둘째 언니의 신앙에는 조금은 거부감이 있었다.
정확한 시간에 기도하고 절제된 (갈멜 수도원 재속회)생활은 (신앙이 부족한)
주의에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었기에 하물며
돌아가신 어머니도 한편 서운해 하셨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셨으니
돌이켜보면 소중한 시간을 잘 관리하셨던 것 같다.
하늘나라로 가는 날 증명할 수 있었으니 그리하여 봉헌회 합류하게 되었고,
주옥같은 말씀에 때론 숙연해 지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때로는 무거운 십자가로 나를 가중 시켰다.
그러나 인내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하나 내가 얻고자 하는 그것,
주님과 참된 동행의 삶이였기에 절대로 절망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봉헌복을 맞추며 내 삶의 정점을 찍고, 새롭게 마음을 다잡아 본다.
지금까지 삶의 여정은 준비 없는 삶이었다면,
이제는 준비하는 삶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結成(결성)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내 삶을 반추해 보며 하루하루의 소중함으로 마음마저 초연해진다.
봉헌복을 입고 수시페를 하면서 내가 가는 길에 그분과 함께한다는
의미는 마음 따뜻한 울림으로 모두의 얼굴에서도 행복감이 묻어났다.
“주님! 주님의 말씀대로 저를 받으소서.” 그러면 저는 살겠나이다.
주님은 저의 희망을 어긋나게 하지 마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하루에도 몇 번씩!! 운전할 때도 집안일을 할 때도.
이제는 습관처럼 아름다움이 되어 화답한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이 행복감을 마음을 다하여 감사드린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멘!! 내 마지막 날까지 늘 함께 하여 주소서. 아멘
지난 가을에 유기봉헌을 하고 12월 기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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