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를

어서 빛으로 일어나/이해인

낙산1길 2014. 4. 20. 07:12

주님

일어나십시오

돌무덤에 갇혀 있던

어둠을  밀어내고

어서 빛으로 일어나

우리에게 오십시오

 

 

 

 

죽음의 깊은 잠을

떨치고 일어나신

당신의 기침 소리에

온 우주는 춤추기 시작하고

우리는 비로소

나태의 깊은 잠에서 깨어납니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힘으로

온 인류를 일으켜 세우신 그리스도여

 

 

죄를 뉘우쳐

눈이 맑아진 기쁨으로

오늘은

부활하신 당신의

흰옷자락을 붙들고

산을 넘고 싶습니다

 

 

 

 

절망의 벼랑 끝에서도

끝내는 아름답게 피워 올린

자목련빛 사랑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추어 둔 향기를

아낌없이 쏟아내는

4월의 꽃나무들처럼

기쁨을 쏟아 내며

우리는 모두

부활하신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생명의 수액을 뿜어 올리는

생명나무이고 싶습니다

 

 

어서 빛으로 일어나

우리에게 오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