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스트/귀차니즘
아무튼 짐작하기도
어려운
약어와 신조어가
참 많다.
그 가운데
'귀차니스트'라는 말은
그나마 오래되어서
귀에 익는다.
우리말 형용사'귀찮다'와
사람의 뜻하는
영어 접미사'~ist'의 합성어로
귀찮은 것을 매우
싫어하고 혼자 노는데
익숙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귀차니스트의
사고방식을'귀치니즘'아라고 한다.
귀차니스트라는 말의 부정적인
어감과 달리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유명한 경제 연구소마케팅 소장은
자신이 선호하고 존중하는 일에 몰두하고,
생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귀치니즘은
게으름이나 나태와는
다르다고 해석한다.
이들은 시간을 가장 우선시하여
번거롭고 사소한 일은 직접하는
것보다 차라리
돈으로 해결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무기력한 백수가 아니라
효율 중심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런 해석에 의하면
귀차니스트는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시간을 의미있게 쓰려는
새로운 소비 집단이다.
너무 복잡하고 바쁜 현대
사회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귀치니스트를 위한 다양하고
이색적인 상품들도 많다.
로봇청소기, 손빨래 전용 미니세탁기, 슬리퍼걸레,
김치자르미, 씻은 봉지 쌀등이
모두 그런 것이다.
나는 스스로 귀차니스트가 아니라고 믿지만
개중엔는 탐나는
물건이
꽤 있다.
어쩌면 나도 이미
귀치니스트 반열에 들어선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든다.
이들은 이런 물건으로아낀
시간에 무엇을 할까,
고작 적을 죽이는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우는 게 아니라면 좋겠다.
퍼질러 않아서 이미봤던
드라마의 재방송까지 챙겨보며
대사를 외우고 있는 게
아니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