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른이 되는 것은 슬픔과 불안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따뜻하고 안전한 부모님품을 뒤로하고 나는 떠나야 한다.
어른이 되고 난 뒤 어느 순간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보고 놀라는 때가 있다.
<샘들과 식사를 하고 식당건너편에서>
어릴 적 꿈꿔 온 내 모습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당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가 바로 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무엇이든지 가능할 것만 같았던
어린 시절의
거대한 꿈과의 이별
청소년 시절에는 되고 싶은 것이 참 많다.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서
뭇사람들에게
추앙받는 화려한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때론 모든 것을 희생하며
헌신하는 성자 같은 모습을 꿈꾸기도 한다.
무한한 가능성이 내 앞에 펼쳐져 있으므로
내가 바라고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그동안 꿈꿔 온 나와 많이 다름을 알게 된다.
또한 거울을 깨 버린다고 내 모습이 변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체념의 고통을 감내
해야만 한다.
그것은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으며,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나면
누군가 틀림없이 나타나 상황을 바꿔 줄 것이라는
어릴 적의 기대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권리보다 의무가 큰 시절이 왔음을
인정하는 것이다.또한 나의 힘은 그다지 크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자유
또한 제한적이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조차 불완전한
현실을 받아 들이는 것이다.
한계를 깨닫는 것,
이젠 더 이상 선택할 수 없게 된 것들을
인식 하는 것,
이루지 못한 꿈과 현실의
간극을 깨닫는 것 등은 인간 존재의 한 모습이다.
그러므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
내가 세상이고, 내 소망은 명령이다'라는 전지전능했던
유아기의 나르시시즘을 포기하고
그와 이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