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침묵은 소음과 잡담의 극복이며 집중은 분산과 산만에 대한 승리입니다.
침묵은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안에 있는
고요함을 의미합니다,
집중이란 세상의 다양한 사물과 사건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무언가를
창조하고자 하는 힘으로 충만한 사람 안에 살아
움직이는 어떤 통일성을
의미합니다.
사람의 주의력은 일반적으로 주위의 사물과 사람들을 지향하고
다양한 현상들에 이끌려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게 마련입니다.
집중은 잡다한 대상으로부터 주의력을 되찾아 오고
혼란해진 정신을 하나로 모아 줍니다.
여러가지 매혹적인 것들로부터 마음을 잡아 주고
중요한 것을
지향하게 합니다.
인간의 삶도 이와 비슷합니다. 만남과 운명,
일과 기쁨,병과 불행, 삶과 죽음
등은사람을 덮치고 짓누르지만 동시에 진지함과
적당한 무게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집중하고 있는 사람만이 참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참 사람만이 말을 걸 수 있고
응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내적인 깨어 있음입니다.
중요한 것에 대한 앎, 책임지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살아 있는 감정
그리고 생명에
대해 준비된 마음입니다.
내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조금 일찍 교회에 와야 합니다.
교회 문을 들어설 때 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대체로 불안정하고
어수선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느님과 대화하기에 적당한 상태가 아닙니다.
그저 감정, 상상, 생각 그리고 계획 등으로 뒤얽혀 있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정서를 한데 모아야 합니다.
"지금 나는 여기에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거룩한 전례에 참여하는 것뿐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가장 중요헌 것이고
나는 온전히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신은 세상을 향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자신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산만함을 극복하고 집중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정신 안에는 무언가 신비스러운 것이 존재합니다.
영원한 무엇이 담겨 있습니다.
본래 고요와 집중은 영원인 것입니다. 영원은 고요와 일치를 이룹니다.
영원은 고요함의 형태로
이루어진 생명의 충만입니다.
영혼의 바탕에는 내적이며 심오한 고요함이,
영의 정상에는 고상하고
품격 높은 고요함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이 내 안에 있고 나는 이에 의지하여 어수선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떨쳐 버리고 고요히 자신과 하나가 됨으로써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을 때,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