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방에서 살기
영국작가 루머 고든을 불행할 때 행복해지는 방법으로
"한 번에 하나씩 생각하고 사소하고 가벼운 것들을 천천히
음미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한 번에 하나씩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오늘날은 모두가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 바쁜 시간을 쪼개고 살아간다.
한 번에 많은 일들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뛰어난
능력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정이 꼬이고 여러 일이
겹치면 삶은 어수선해진다.
사무실 책상에는 쓸데없는
페이퍼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집안은 글자 그대로 난장판이다.
생각은 집중에 머물지 못하고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진다.
가장 피곤한 인생은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는 인생이다.
맹세코 말하지만 한 번에 하나씩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몸과 마음은 복잡한 미로에서 빠져
나올 길이 없을 것이다.
학교 동창 가운데 유명회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다.
카피라이터인 그는 촌철살인의 빛나는 문장들로 명성을 얻었다.
어쩌면 그렇게 좋은 카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감탄하며 그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창조적인 일은,그 일이 손에 잡힐 때만 해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면 좀 덜 생산적이고 기계적인 일을 하죠.
밤새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해서 나오지 않는 답이 나오는 경우는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하루를 카피를 쓸지, 아니면 지출경비를 계산하는 데 쓸지
감이 오죠. 몸과 마음이 가벼운 날이 있고, 왠지 이유없이 뼈마다가 욱신거리는 날이
있잖아요? 자신의 바이오리듬에 따라 일하면, 10시간 걸릴 일을 단 10분에 처리할
수도 았어요."
루머 고든은 1936년에 글을 쓰기 시작해 거의 60년 동안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소설,
논픽션, 단편집,시집 등을 57권이나 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평생을 글쓰기에 몸 바친
건 결코 아니다. "뉴욕 타임스"는 고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그는 매우 특별한 부류에 속하는 작가다. 그는호랑이를 사냥하고, 파티에 모인 사람들의
넋을 빼놓고 훌쩍 혼자 떠나는 멋진 여행을 즐기면서도 작가로서의 명성까지 얻은
인물이다. 한 마디로 그는 설정한 목표를 기발하게 잘해낸다."
고든의 작품들은 픽션이 아니다. 철저하게 그 자신의 실생활을 반영한다. 그의 일상은
온갖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고든이 이처럼 진정 기쁘고 만족하는 삶을
산 비결은 그에게 네 개의 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인도 속담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육체, 정신,감정, 영혼이라는 네 개의 방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한 방에서만 산다. 하지만 인생을 풍요하게 살아가려면 날마다 네 개의 방에 규칙적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따라 말이다."
당신은 지금 어느 방에 있는가? 누군가 등을 떠밀어 원하지도 않는 방에 틀어박혀 있는 건
아닌가? 방의 주인은 오직 당신이다.
(혼자 사는 즐거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