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이야기

사소하게 보이는 '지금-여기'의 삶이, 천국의 문을 노크!

낙산1길 2015. 2. 21. 21:45

사소하게 보이는 ‘지금-여기’의 삶이,
천국의 문을 노크!




  “욕심 많고 쾌락적인 한 사람이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은 그야말로 그가 살기에는 참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온갖 하인들이 그를 섬기고, 주위에는 무엇이든지 풍부했습니다. 그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만족해하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이렇게 욕심이 많아도 하느님께서는 나를 천국에 보내 주셨구나.’

  그런데 이러한 생활도 하루 이틀이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쉬울 게 없다 보니 처음에는 좋았던 것들도 하나하나 싫어졌습니다. 더 이상 희망할 무언가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인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나 참! 이상하네. 천국에 왔으면 행복해야 하는데, 지루하고 아무런 희망도 없네. 이 어찌 된 일인가?” 그러자 하인이 대답하였습니다. “지금 이곳을 천국으로 아셨단 말입니까? 당치도 않은 말입니다. 이곳은 지옥입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자기가 원하는 것이 풍족하거나 넘친다 해도 희망할 것이 없는 곳은 지옥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곳에는 자기가 ‘원하는 것들’ 만 있지, 하늘의 뜻이 담긴 ‘참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따름입니다. 그것은 결국 한계를 드러내어 지루함으로 이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구약 성경의 코헬렛은 이렇게 말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1,2)” (매일미사 2013.10.21.인용).


얼마 전, 사람들은 일요일보다 금요일이 더 행복해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이유는 그 다음날의 희망에 대한 것이다. 금요일은 그 다음날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금요일 자체가 행복하고, 일요일은 쉬고 있지만 그 다음날부터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즉, 행복은 우리 마음속에서 미래의 희망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에피소드였다. 또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지금-여기에서의 나의 일 자체에 만족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이 얼마나 희망적인 느낌을 주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이 둘을 통합해서 느껴보면, 결국 지금 이 순간에 내 마음 안에는 희망감이 있느냐 없느냐의 이야기가 된다.


  모든 것을 즐기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먹고 부리고 등등,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는 곳을 천국이라고 느낄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라도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 아무런 비젼이 없는 느낌을 느끼는 순간은 지옥이라고 느낄 수 있다. 즉, 채워도 내 마음속에 희망이 사라지게 되면, 바로 그 순간에 불행해 질 수 있는 것이다. 이 뜻은 내가 원하는 것을 채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참된 것’에 대한 희망감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보통사람들인 우리가 누구나 다 맞이하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인데, 이 죽음의 의미를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참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육신의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살아있는 세상’을 살고 있지만, 미래는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 죽음을 희망적으로 느끼느냐 불행하게 느끼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지금-여기’의 삶을 행복하게 사는가, 불행하는 사는가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재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며, 미래를 희망적으로 느끼는 사람은 미련없이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기 쉽다. 최선을 다하여 살았다고 하여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상을 즐기며 성실하게 책임감있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 자체에 만족한다. 그리고 그 곳에는 ‘자연스럽게’ 희망찬 자기의 미래를 예견한다. ‘자연스럽게’ 라는 말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이렇게 살면 앞으로 난 잘 살아갈 수 있어. 괜찮을 거야’ 라는 느낌들이 몸으로 오는 것이다. 사실, 가진 것은 우리에게 일시적인 만족이나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허무함과 지루함으로 치닫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의 참된 행복은 바로 ‘지금-여기’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그 속에서 그저 내가 행복하고, 희망적으로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