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이야기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부분적 장애(1)

낙산1길 2014. 8. 20. 16:42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부분적 장애  (1)

 




  우리가 일반적인 관계에서 여러 사람들을 겪다보면 누구나 다 약간의 인간적 한계 혹은 정서적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특히 친근해지는 관계 속으로 들어가면 대상의 반복적인 패턴이 느껴질 만큼의 부분적 장애가 보이기도 한다. 말할 나위없이 우리 스스로도 이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미약한 문제점을 가지고 ‘장애’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장애’라는 표현은, 정신보건법 혹은 심리평가를 위한 세계 편람기준 등, 어떤 공식적인 조건에 의해서 일정 비율 범주를 벗어났을 때 쓸 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장애’라는 표현자체를 정상적이지 않는 것과 등식을 같이 하면서 사용하며, 때로는 이 표현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정신과적 진료 후, 심리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대할 때는 더욱더 부적절한 대응방식을 은연 중에 보이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전체적인 자아기능의 수준으로 볼 때, 약간의 심리적 문제점이 있다 할지라도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안에서 자신 스스로를 방어하고 대처하는 어느 정도의 기본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문제점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족 안에서의 인간관계, 혹은 가족과 다름없는 매우 가까운 관계 속으로 들어가면, “아... 정말 저런 부분은 감당하기에 너무 힘이 들어. 아무리 생각해도 저 사람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긴 한데... 말하자면 저 사람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종의 ‘장애’와 같은 것이 아닐까?~ 어쨌든 상대하기는 참 쉽지않은 대상이야^^” 라고 생각될 때가 있을 것이다.
  


  이 뜻은 ‘장애’라는 말이 부정적인 말로 느껴지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거꾸로 생각해 보아야 할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본다. 만약 눈에 띄는 장애를 가진 분이 있다면, 우리는 금방 그 분을 배려하고 싶고, 그 부분 때문에 어떤 실수를 하였을 때 바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함께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심리적 장애를 가진 경우에는, 외부의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예컨대, ‘저 사람은 왜 저래? 멀쩡한 사람이!’ ‘바깥에서는 아무렇치도 않고 괜찮은데, 집에만 들어오면 이상하게 변하니... 정말 알 수 없네.’ 라면서 답답해 한다. 그리고 그 장애(!)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으로 비난하고 질책하고, 심지어 그들 때문에 괴로워하고 한탄하며 불행스럽게 여긴다. 눈에 뜨이지 않는 부분적인 내적 장애에 대해서는 매우 질타하고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다. 즉, 있는 그대로의 장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다 부분적인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다. 핵심역동에 따라서 그 아킬레스건이 다를 수도 있다. 그것은 어느 누가 바라거나 원하거나 해서 생긴 것이 아니라, 마치 운명처럼 다가온 가까운 가족, 주변환경, 특별한 인연 등, 하늘만이 아는 어떤 부분들로 인해 발생된 ‘감정적인 세력들’ ‘영혼의 작용들’ ‘정신적 에너지들’이다. 그 흐름들 속에서 우리는 특별한 것을 각자 맞이하게 되는데, 그 특별함은 외부의 조건에 따라서 긍정적으로도 작용하고 부정적으로도 작용할 뿐이다.

  외부의 조건이라 함은, 시대 문화 가치관 기후 사회기준 등 너무나 다양한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긍정 부정의 작용은 외부 요인에 따른 과정이며, 그에 따른 평가일 뿐이다. 그 특별함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최고의 가치가 되었을 것들이, 21세기에 있어서는 최하의 가치가 될 수도 있다는 극적인 예시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 특별함 자체가 가지는 성격은 외부의 상황에 따라 ‘장애’가 될 수도 있지만, ‘신성’과 같은 맑은 기운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장애’라고 느낄 수 있는 개념에 대하여 말하다 보니 다소 비약하여 설명되어졌다.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장애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과,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면 부분적인 아킬레스건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 거의 드물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다. 즉, 우리 모두는 겉으로 보이든 아니든, 어느 정도는 장애를 다 가지고 있으며, 전문적 평가 준거체제에 의한 공식적 장애가 아니라 할지라도, 부분적으로는 내적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함이다.

  그리고 그것이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그 장애에 대한 비판적인 눈을 재고해 보아야 한다는 점을 말한다. 다시말하면, 사람마다 개별적으로 깊이 사귀거나 가까운 관계를 하면서 살다보면, 서서히 그 사람에 대한 특정 아킬레스건을 발견하게 된다. 그 부분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확대시켜 보면, 그건 그 사람에게는 분명히 ‘장애’적인 부분에 해당된다. 이 말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음회기에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