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이야기

정확한 의사표현은 심리적문제점의 예방과 치료의 중요한 도구 (2)

낙산1길 2014. 6. 19. 12:01


정확한 의사표현은 심리적문제점의 예방과 치료의 중요한 도구 (2)

 


(앞의 회기에서 계속됩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각종 갈등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혹은 스스로의 심리적 문제점을 조절하기 위하여 가장 우선적으로 가져야 할 태도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자세가 아니라, 나의 주체적인 노력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한다는 점이다. 그 주체적인 노력 중 의사소통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의사표현’ 능력이다. 나의 감정, 나의 생각, 나의 상황, 나의 상태, 나의 현실, 나의 한계, 나의 능력 등... 각종 중요한 나의 입장을 정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않은 채, ‘상대방이 나에게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상대방들은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 상대방은 나의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 저 사람이 나에게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니냐!’ 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상대방이 듣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할지라도, 상대방에게 맞추어 의사표현을 전달하지 못하는 나의 문제점이 있는 것인데, 하물며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나의 의사전달 능력으로 상대방을 오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의사표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원인은 대체로 가족관계안에서 ‘의사소통의 한계’가 일어나는 환경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인간에게 최초의 대상관계에서 발생하는 자극-반응체계는 대체로 의사소통으로 인하여 발생된다.

   타고난 생명체는 누구나 다 자기나름대로의 의사표현을 한다. 각자의 선천적 성향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눈빛으로, 입술로, 몸으로, 옹알이로, 짧은 단어로, 문장으로, 논리적인 언어로, 감정과 이성을 조합하는 고급방식으로.... 등등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표현’이라는 자극에 대한 반응의 체계가 닫혀있으면, 닫혀진 반응으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표현능력’은 점점 쇠퇴해질 수 밖에 없는 일이지 않을까. 쓰지 않는 기능은, 그 기능이 자연적으로 쇠퇴하면서 소멸되기 때문이다. 내담자들은 가끔 이런 말들을 한다.
  


  “나는 말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가족들이 모두 뿔뿔이 자기 할 일만 하지,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줄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예 말을 잘 안하게 되었고, 가끔 말을 한다고 해도 자신감이 없고, 하는둥마는둥 말을 하는 편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라 고 핀잔받고, 말도 아닌 소리 하지마라 하고 무시받고, 조그마한 것이 무슨 말이 많냐고 하면서 억눌려졌다. 그래서 마음속에서는 늘 화가 나 있었다. 그러다보니, 보통의 상황에서 말을 할때도 늘 화를 내듯, 짜증을 내듯 하는 버릇이 생겼다.”
  

  “나는 내 의견을 좀 말하고 싶었는데, 그럴때 마다 언니 오빠들에게 통제당했다. 부모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어디....너가 함부로 나서느냐! 하면서 제지당했다. 그러다보니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집단구성원을 만나면 정말 말을 잘 하는 편이지만, 좀 통제당하는 분위기에서는 나도 모르게 그냥 입이 닫혀버리고 가슴이 두근두근해져 온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 그냥 서서히 말하고 싶은 마음 조차도 생기지 않았다. 지금은 그냥 별로 말을 안하는 편이다. 그래서그런지 몰라도 자주 우울해진다.” 등등
  


  그렇다. 우리는 누구나 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했고, 표현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건강한 표현방식을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위와같은 환경을 맞이한 경우에는 닫혀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문제점이 일어나면 제대로 된 정확한 의사표현이 되지 않아, 항상 답답하고 갑갑하게 되면서 서서히 심리적 문제점으로 누적되게 되고, 좀 더 심해진다면 ‘정신적인 장애’로까지 발전되기도 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히게 된다면, 많은 심리적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미 발생된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치료’도 가능할 것이다. 집단심리치료의 장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연습하는 것이 정확한 의사표현능력을 갖추기 위한 훈련이며, 이것은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듣게 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듣고 말하고, 말하고 듣고... 이러한 자극-반응체계는, 건강한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의사표현 능력을 기르게 된다면, 앞으로 닥쳐 올 심리적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금까지의 심리적 문제점을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도 될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말을 제대로 듣고 이해해주기만을 기다리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나의 정확한 의사표현 능력에 대하여 꼭 점검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